권고사직의 실질이 해고에 해당하는 경우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무효인 해고에 해당한다
(사건번호 : 대구지방법원 2023가합372, 선고일자 : 2024-07-23)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행한 사직의 권고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지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에 해당한다면 그 실질은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에 해당되면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여 서면으로 통지해야 함에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해고는 무효에 해당한다.

대상판결의 사용자는 사립대학 학교법인(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함)이고, 대상판결의 근로자는 2022. 11. 29.부터 학교의 관리사무원으로 입사하여 사용자의 대표자인 C의 수행기사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근로자와 사용자는 2022. 12. 12. ~ 2023. 12. 11.까지를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최초 입사일로부터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어 수습기간 종료 이전 본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수습기간 종료 시 본 계약에 따라 유효한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하고 계약기간은 잔여기간으로 한다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사용자는 2023. 1. 19. 대상판결의 근로제에게 사직을 권고하였고, 근로자는 같은 날 사용자에게 운행하던 차량의 열쇠를 반납하였습니다. 이후 대상판결의 근로자는 2023. 2. 23. 이 사건 학교의 총장 등에게 사용자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대상판결에서는 ① 2023. 1. 19. 대상판결의 근로자와 C가 면담 후 C의 권고사직 요구에 따라 이 사건 학교에 차량 열쇠를 반납하였는데, 근로관계 종료는 사용자의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2023. 1. 19. 이전에 퇴직여부에 관하여 협의한 적 없고, 해고 당일도 업무수행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바 대상판결의 근로자는 권고사직이 있을 것을 예상치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대상판결의 근로자가 차량 열쇠를 반납하면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 학교의 대표자인 C로부터 권고사직을 받았으므로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권고사직 요구가 번복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여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대상판결의 근로자는 1995년 6월경부터 이 사건 학교에서 근무하기 전인 2022. 11. 29.경까지 꾸준히 수행기사 업무에 종사하였고, 이 사건 근로관계가 종료된 이후 2024. 7.경 새로운 정규직 직장에 입사하기 전까지 일용직으로 생업에 종사하였는바 근로자의 경제적 상황, 근무경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의 권고사직 요구가 없었다면 새로운 일자리도 구하지 않은 채 학교법인에서 퇴사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④ 이 사건 해고를 당한 후 약 한 달 정도 후인 2023. 2. 23. 대상판결의 근로자는 이 사건 학교의 총장 등에게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점으로 보아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계약이 종료되어 사직권고 및 이에 따른 대상판결의 근로자의 퇴사는 그 실질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실질이 해고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근거하여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는데, 대상판결의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사유의 정당성과 관계없이 해고는 무효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권고사직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실질이 해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절차·사유·양정)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